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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 박인걸

덕 산 2024. 10. 18. 07:46

 

 

 

 

 

의미 / 박인걸

꽃잎들이 떨어지면서
쓸쓸하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
머물렀던 자리에 이미
의미를 묻어 두었기 때문이다.
삶의 중력은 추락하게 해도
실패가 아닌 양보이며
뒷모습이 쓸쓸해 보여도
한없는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꽃잎이 묻어 둔 의미가
가을 날 한 톨의 열매가 되겠지만
그 열매는 가지 끝에
또 다른 의미를 묻고 떠날 것이다.
삶의 연속성은
시작과 이별의 교차점에 있고
우수한 의미를 거두는 것은
생명체의 큰 과제이다.
오늘도 하얀 꽃잎이
의미를 묻은 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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