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구월의 시 / 조 병 화

덕 산 2024. 9. 24. 06:28

 

 

 

 

 

구월의 시 /  조 병 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2) 2024.09.26
추풍에 부치는 노래 / 노천명  (2) 2024.09.25
가을 하늘 / 박인걸  (0) 2024.09.23
비의 목록 / 김희업  (4) 2024.09.21
여보! 비가 와요 / 신달자  (2) 202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