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문맹, 漢字文盲.
박천복 2024-07-01 07:37:20
근자 ,
각종 소셜미디어를 들끓게한 해프닝이 있었다 .
한 대학의 조교가 해당 학생들에게
‘금일 자정 이후로 과제물을 제출하면 매일 점수가 20 전씩 감점되니
서둘러 제출해주기 바란다 ‘는 공지를 남겼다 .
다음날 ,
그 공지를 읽은 한 학생이 그에게 메시지로 질문한다 .
‘과제제출 금요일 아닌가요
그런데 금일 자정까지라고 하네요 .‘
조교가 답했다 .
‘금일은 금요일의 줄임말인 금일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뜻입니다 .’
학생이 반박했다 .
‘평가자라면 오해의 소지가있는 단어를 쓰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
아마도 이런 혼란과 혼동은 수없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
우리의 언어생활이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
이 해프닝에 대한 반응은 양쪽으로 갈렸다 .
‘아니 , 명일 ,익일같은 말도 모르는 대학생이 정말 있는가 .’
‘중 ,고등학교에선 뭘 가르치는가 .’
‘이게 대체 왠 하향평준화냐 .’
그러나 반대도 있었다 .
‘조교의 배려가 부족하다 .’
‘AI 기 대세이고 법원 판결문도 쉽게 바뀌는 세상에 저런 한자어를
계속 고집하는것도 문제다 ,‘
이 해프닝의 핵심은 한자문맹 (漢字文盲 ) 때문이다 .
표음문자인 한글에는 ‘금 ’이 하나밖에 없다 .
그러나 표의문자인 한문에는
소리는 ‘금 ’ 이되 뜻은 여러 가지다 .
그 조교는 금일 今日 , 즉 오늘이라는 의미로 썼고
학생은 금요일의 줄임말인 금일 金日 로 읽은 것이다 .
소리는 금 이지만 그 의미는 전혀다른 것이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징이다 .
예를 들어 北 자도 敗北 인경우는 패북이 아니라 패배로 읽는게 한자다 .
우리동네 파출소벽에는 커다란 플레카드가 걸려있다 .
거기에는 한글로 ‘보행사고 다발지점 ,
운전자는 방어운전 , 보행자는 안전보행 . 이라고 적혀있다 .
비록 한글로 쓴 플레카드지만 거기에는 한글문장은 하나도없다 .
步行者 事故多發地占
運轉者 는 防禦運轉 步行者 는 安全步行 .
풀이하면
걷는 사람들이 자주 사고를 당하는곳
운전하는 사람들은 사고를 막는운전으로
걷는사람들은 안전하게 걷자는 뜻이다 .
조교가 쓴 今日 정도가 아니라
백퍼센트 한자문장이 지금 대한민국 경찰관서 벽에 걸려있다 .
왜 이런일이 일어날까 .
우리말의 70%정도가 한자단어이기 때문에 생기는 ‘정착된관행 ’ 때문이다 .
또하나 ,
이제는 누구나 ‘승강기 ’ 하면 그게 엘리베이터를 가르키는 말인줄 다 알고 있다 .
그러나 승강기가 昇降機 인줄은 모르고 있다 .
昇 오를승 , 降 내릴강 , 機 배틀기가 그 뜻다 .
한자와 그 뜻을 모르는 것을 한자문맹매 (漢字文盲 )이라고 한다 .
그러면 이번에는 한문문장을 우리말로 풀어보자 .
한글학자 최현배선생께서는 비행기를 ‘날틀 ’이라고 불렀다 .
그런데 지금 비행기를 날틀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또하나 ,
花子大學校 (이화여자대학교 )는 ‘배꽃나무게집에 큰배움집 ’이 된다 .
그런데 이대학생들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
왜일까 .
우리말의 70%가 한자로 되어있고 그게 그대로굳어 한글로만 표기해도
뭔 말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
지금 우리는 2005 년에 만들어진 국어기본법의 부칙 2 조에 따라
‘한글전용시대 ’에 살고 있다 .
한글단어에 한자를 같이쓰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한글전용이다 .
문제는 오랜세월 써 내려온 한문단어들을 한글로만 쓸때의 혼란이다 .
今日 과 金曜日 이 그런경우다 .
나는 초등학교 4 학년때
엄친앞에서 방석에 좌정한후 .
먼저먹을 갈았고 다음엔 붓으로 먹을찍어 연습장인 신문지위에
한문의 한획 ,한획을 그어가면서 천자문을 배웠다 .
덕분에 평생 한자 때문에 겪은 어려움은 없었다 .
우리모두는 외국어를 배운다 .
국제어인 영어가 우선이지만 한문문화권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생각하면
한자어공부는 필수다 .
오른쪽 일본 , 왼쪽의 중국은 한자어 나라들이다 .
동남아 여러나라들도 한자문화권이다 .
현대를 살고있는 교양인이라면 한문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할 생활조건이기도 하다 .
따라서 한자문맹은 면해야한다 .
한자의뜻을 알고 글을쓰면 그 내용에 깊이가 생기고 표현이 분명해진다 .
우리한글은 세계최고의 표음문자다 .
여기에 표의문자인 한문까지 구사할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
그걸 실력이라고 부른다.
당나귀는 예루살렘에 가도 당나귀다 .ㅡ 유대인격언.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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