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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면 / 강보철

덕 산 2024. 6. 30. 09:05

 

 

 

 

 

장마가 시작되면 / 강보철

 

바지런한 개미들

제 몸보다 큰 등짐 지고

장맛장 긴 줄 만들면

 

코끝 간질이는 축축한 기운

능소화, 임 소식 그리워

돌담 너머로 붉은 목 내밉니다.

 

하늘 머문 푸른빛

깨알 같은 산수국꽃

긴 봄 가뭄 마른 목축이고

 

소가지 부리는 비바람에도

묵묵히 몸 적시며

흔들리는 땅나리

 

텃밭, 고추 호박 숭덩 썰어

밀가루 반죽에 슬쩍 소금으로 간해

궁금한 입 달래던 시절

 

잿빛 하늘 품은 창

사선 긋는 장맛비로

그 시절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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