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먼저 사랑하라
사람의 생각은
이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다.
그러나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은 찾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도
자기가 제일 사랑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니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해치거나 죽여서는
안 되며 남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
바다다운 바다를
보려면 쾌청한 날씨여야 한다.
하늘빛이 곧 바다빛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날은 바다 또한 우중충하다.
그리고 바다는 눈높이에서가 아니라 언덕에
올라 멀리 내다보아야 바다의 속얼굴을 만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다.
너무 가까이서 자주 마주치다 보면 비본질적인
요소들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실체)을 놓치기 쉽다.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늘
한데 어울려 치대다보면 범속해질 수 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신선감을 지속할 수 있다.
걸핏하면 전화를 걸고 자주 함께
어울리게 되면 그리움과 아쉬움이 고일 틈이 없다.
습관적인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바닥에서 스치고 지나감이나 다를 바 없다.
좋은 만남에는 향기로운 여운이
감돌아야 한다. 그 향기로운 여운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사람이 향기로운 여운을 지니려면
주어진 시간을 값없는 일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여
쉬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
흙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꾸듯
자신의 삶을 조심조심 가꾸어나가야 한다.
그래야 만날 때마다 새로운 향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렇다. 사람도 얼마쯤의
거리를 두고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너무 가까이서 대하다 보면 자신의 주관과 부수적인
것들에 가려 그의 인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또는
풍경이든 바라보는 기쁨이 따라야 한다.
너무 가까이도 아니고 너무 멀리도 아닌,
알맞은 거리에서 바라보는 은은한 기쁨이 따라야 한다.
--- 법정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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