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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 김남조

덕 산 2024. 1. 6. 09:26

 

 

 

 

 

새해 아침에 / 김남조 

 

이 깨끗한 아침

두렵고 허전한 마음이

눈을 맞는 나무처럼 생각에 잠긴다

 

바람에 불려

먼 곳으로 가버린 꽃의 씨앗들

꼭 그처럼

내가 흩어버린 것들이여

뉘우침도 불도

말 없는 말도

안녕

 

더럽혀지지 않은

돌기둥 하나

크고 거룩하게 남으니

이는 내 믿음이요

다시 소망이니라

 

날이 날마다

내가 잠들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내가 깨어날 때 맨 먼저

함께 있어 주는 눈매

쓸쓸하나

아름다운 음악

 

이는 내 영광이요

다시 곧

사랑이니라

 

이 간절한

새해 첫새벽

기도를 올리는 나무처럼 내가 있다

소중한 사람이여

그대 큰 기쁨 누리시면

나도 기쁘리라

 

어여쁜 아기

너에게 큰 기쁨 있으면

나도 기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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