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희 하늘의 별이 되다
손동석 2023-01-20 11:47:35
김포 북단 한강가에는 갈대가 무성하다.
밤이면 갈대가 바람에 부대끼는 스산한 소리에
야간 매복조 해병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북한 관산포에서 출진한 적의 공작
요원들은 유유히 한강을 맴돌다 가곤 하기에
만조의 밤이면 서치라이트가 강상을 이리저리 훑느라 바쁘다.
강가 갈대숲에는 북에서 떠내려온 부유물들이 걸려 있다.
가장 많은 것이 비닐에 포장된 북의 체제선전 홍보 유인물이다.
간혹은 목함지뢰도 발견되기도 한다.
아주 간혹은 인민복을 입은 북한 주민 시신도
갈대숲에 걸려 있어 한바탕 요란을치룬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옆의 소초 지역으로 슬그머니 밀어 버리는 것이었다.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후 북은 집중적으로 박정희를 음해하는
전단지 공중 살포나 유인물을 강으로 흘려보내곤 했다.
문세광이 아니라 윤정희와 연애하기 위해 박정희의 청와대가
고의로 벌린 사건이었다란 게 북의 요란한 주장이었다.
모두 강가에서 소각, 한 줄기 연기로 변한다.
그때 이후로 윤정희를 유심히 보기 시작한 듯하다.
아름다운 여배우였다.
싱가폴을 거쳐 아랍에미리트로 출장 가는길,
싱가폴에서 윤정희의 남동생을 만나
까페 길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나와 동성인 손이었다.
윤정희가 손씨란걸 또 처음 알았다.
남동생도 참 잘 생겼었다.
이 땅의 스타였던 윤정희도 생노병사의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굴레 같은 삶의 여정을 걷다
이제 하늘의 별이 되었다.
윤정희나 문희나 정윤희는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서도 참 곱다.
아름다운 여인들은 나이가 들어도 고운법인가 보다.
마치 여름의 푸른 활엽수들이 가을이 되어
아름다운 단풍 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지난 탄핵 때 헌법재판소 요괴 이정미를 요절을 내고,
헌법재판소를 불태우고,
그 앞마당에서 생을 끝내려던 게 나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좌절되고 희생당한 동지들의 영전에
한송이 국화꽃을 올려 드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란 세월이 빠르게 지나갔다.
30키로 군장을 짊어지고 엠원 소총을 앞에총 하여,
끈적거리는 아스팔트를 시속 12키로 속도로 주파하던,
청춘의 힘찬 군홧발 소리도 여전히 귀에 생생한데,
나도 생노 병사의 어느 지점쯤에 와 있는 듯 하다
윤정희의 명복을 빌며...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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