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향민의 남과북.
박천복 2023-01-23 08:08:07
나는 실향민이다 .
실향민(失鄕民 )은 전란이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고향을 잃고
타향 살이를 하는 백성을 이르는 말이다 .
내고향은 ,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의 평안북도 강계(江界 )다 .
우리 본가가 있는 별하(別河 ) 마을은 박씨의 집성촌으로 거의
모든 일가가 한데모여 살고 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공산 치하에서는 살 수 없다는 엄친의 판단에 따라 우리 가족만 월남했다 .
나는 대학까지 남쪽에서 공부하고 자랐으며 직장 , 결혼생활 모두를
남한에서 했으니 완전한 한국국민이다 .
그런데도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해 진다 .
이미 양친은 모두 작고하셨고 나도 80대 중반의 노인이 되었다 .
그런데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며 고향에 다녀오는 이웃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
그리고 조국분단이 한탄스럽다
세계 2 차대전 이후 분단된 대표적인 나라가 우리와 독일이다 .
양쪽 모두 전승국인 미군과 소련군의 진주로 국토가 분단되고 양 진영으로 갈라졌다 .
독일은 베를린장벽으로 , 우리는 DMZ, 즉 휴전선으로 유명하다 .
그런데 지금은 ,
독일은 동서독이 통일되어 유럽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고 우리는
남북관계가 더 경직되어 북의 핵공갈 앞에 서 있다 .
광복 후 1948년까지 해방공간은 온갖 정치집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탁월한 애국지도자 이승만의 초인적 노력으로
민주국가로 독립 , 나라의 기초를 놓는데 성공했으며 ,
박정희라는 또 하나의 지도자가 나타나 이 탄탄한 기초위에 경제 대국을 건설했다 .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잘사는 나라이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중 6위로 프랑스와 일본을 제치고 있다 .
외국인들이 하는 말이있다 .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
반대로 북쪽에 진주한 소련군은 스탈린의 계획에 따라 소련군장교
김성주 대위를 김일성 장군으로 둔갑시켜 공산주의국가 건설의 앞잡이로 세웠다 .
오늘날 북한은 연간 약 150 만톤의 식량이 부족한 세계 최빈국이 되었으며
국민의 37%가 영양실조 상태다 .(UN 발표 )
날조된 백두혈통을 지키기 위해 온 주민이 노예로 사는 전대미문의 후진국이기도 하다 .
근자에는 핵을 앞세워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대등한 입장
에서의 군축협상을 시도 ,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
말하자면 동,서독은 통일국가가 되었는데 우리의 분단은 해결될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며 그간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던 이산가족 상봉도 중단된 상태다 .
정치적으로는 한국의 핵무장이 뜨거운 이슈로 거론되고 있으며 결국은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얻을 것 같다 .

같은 처지였던 동,서독의 통일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
내부적으로는 디테일에 정성을 들였고 ,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소련을 비롯 , 여러 강대국들을 외교적으로 설득 ,
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했었다 .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들이 우선적으로 실천했던 디테일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
우선 ,
동 ,서독 주민들은 서로가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작은 소포도 보낼수 있었다 .
소식이 오간다는 것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가장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
다음이 전화 ,
목소리를 서로 들으면서 얘기한다는 것은 ‘실감 ’ 이 있다 .
동 ,서독 주민 서로가 상대방의 실체를 일상에서 느끼게 됐으니 적대감이
사라지고 친근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
그 다음이 상호 TV 시청 이었다 .
서로 상대방의 TV를 시청 한다는 것은 서로다른 현실을 구체적으로 인식 ,
수용하는 대표적인 소통이며 이를 통해 벽 너머의 서로 다른 일상을 접하는 놀라운 시간이 된다 .
그만큼 서로 가까워질수도 있다 .
다음이 상호방문 ,
제한적이긴 했지만 헤어졌던 가족 친지들의 재회는 감격적인 것이고
서로의 다른입장 , 일상을 이해하고 익히는 계기가 되었다 .
마지막으로 중요했던 것은 .
서독이 동독에 감금돼있는 주요정치범들을 몸값을 주고 데려온 점이다 .
이런 여러 가지 일련의 소통은 결국 통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다 .
그런데 우리는 왜 안 될까 .
우선 , 이런 발상을 하는 정치가 없고 ,
북쪽에 대한 남쪽 주민들의 무관심 .
분단된지 오래되어 세대가 바뀐점도 있다 .
여기에 북한 김정은 일가의 정치적 불안과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려는
강경한 수단이 맞물려 전혀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
김정은에게 있어 남한의 풍요로움과 자유는 독보다 무서운 적이다 .
그러니 문틈까지 막아버리는 봉쇄로 일관하고 있다 .
나는 60대까지는 살아생전 고향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
그러나 80 대중반이 된 지금은 절망이 앞선다 .
그래서 슬프다 .
그래서 더 고향에 가 보고싶다 .
얼마전 구글을 검색하다 고향 마을의 돌담벽을 발견 , 이를 휴대폰에 내려
받았으며 자주 그 돌담벽을 보면서 작은 위안을 받고 있다 .
우리헌법 제 3 조는 ,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 .’고 되어있다 .
북한도 대한민국의 영토인 것이다 .
따라서 집권노동당을 제외한 주민은 모두가 우리국 민이다 .
통일의 당위성과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그들은 남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이다 .
그들을 잊으면 안 되며 반드시 통일이 되어 함께 사는 날을 고대해야 한다 .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윤대통령이 북에대해 ‘큰 제안을’ 한 일은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
고향은 우리모두의 뿌리다 .ㅡ yorowon.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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