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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둔 / 이정하

덕 산 2022. 12. 15. 15:55

 

 

 

 

 

함박눈 / 이정하

 

수제비를 먹으며 왈칵 눈물이 난 것은

뜨거운 김 때문이 아니다

매운 고추가 들어가서도 아니다

어느 해 겨울, 빨갛게 언손으로 내오시던

한 그릇 어머니 가난한 살림이 떠올라서였다

나는 괜찮다 어여 먹어라

내 새끼 배는 안 골려야지

문득 고개 들어보니

분식집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날 어머니가 떠먹여주던 수제비 같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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