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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 송재학

덕 산 2022. 11. 17. 11:20

 

 

 

 

 

단풍 / 송재학 

내가 마셔야 할 독의 양만큼

단풍 화물을 실은 기차가 오긴 했다

내 눈동자 안쪽 갱도에서 서행하는 기차는

증기기관,

여정을 단축하는 기차가 있다면

피를 토하는 기관사도 있다

 

커브에서 덜컹거리는 게 너무 깜깜하여

붉은색과 노란색이 서로 치명적인 줄 알겠다

멀어져가는 선로가 흑백으로 바뀔 때쯤

간이역이 마중 나왔다

 

잡목림이 말끔하게 하역한

붉은색과 노란색 음역音域은

간이역 확성기의 힘을 빌려

번질대로 번졌다

 

단풍에게

붉은색과 노란색은 더 필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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