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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아 산천 / 신동엽

덕 산 2022. 11. 16. 19:02

 

 

 

 

 

단풍아 산천 / 신동엽

 

 

즐거웁게 사람들은 웃고 있었지

네 마음은 열두 번 뒤집혔어도

즐거웁게 가을은 돌아오고 있었지

 

여보세요

신령님

말씀해 주세요

 

산과 난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울까요

 

그리고 그인

나와 인연이 있을까요

 

흐들갑스레 단풍은 피어나고 있었지

네 마음은 열두 번 둔갑 떨었어도

단풍은 내 산천 물들여 울었지

 

보세요

상천(上天)계신 한울님

만날 수 있을까요

옥(玉)으로 깎을

출렁일 가슴

 

보세요

새 배타고

목성(木星)에나 가면

우린 이 지구사람 사랑할 수 있을까요

 

피 터지게 사람들은 웃고 있었지

한반도 대관령 주막집에서

입 가리고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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