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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목 / 윤필 이종재

덕 산 2026. 1. 11. 11:37

 

 

 

 

겨울 나목 / 윤필 이종재

 

뿌리가 보인다

 

감추고 싶은

그 무성한 사연들이

떨어지고 쌓이고 묻히고

 

앙상하게 벗겨진 채 중턱에 올라서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모듬살이

 

흰 눈에 파묻힌 자작도 아니고

진록을 두르고 선 노송도 아니고

그저 그런 기둥처럼

고개 한번 돌리고 다시 돌아보면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수많은 것들

 

백 년을 산다 해도

잊힌 겨울 속

한그루 앙상한 나무일 뿐

 

소복이 쌓인 갈비 속에서

시린 뿌리라도 녹일 수 있는

햇살이 그리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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