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나목 / 윤필 이종재
뿌리가 보인다
감추고 싶은
그 무성한 사연들이
떨어지고 쌓이고 묻히고
앙상하게 벗겨진 채 중턱에 올라서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모듬살이
흰 눈에 파묻힌 자작도 아니고
진록을 두르고 선 노송도 아니고
그저 그런 기둥처럼
고개 한번 돌리고 다시 돌아보면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수많은 것들
백 년을 산다 해도
잊힌 겨울 속
한그루 앙상한 나무일 뿐
소복이 쌓인 갈비 속에서
시린 뿌리라도 녹일 수 있는
햇살이 그리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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