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가 / 김용호
잎이 유달리 큰 오동잎 사이로 북쪽에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듯 쓸쓸한 내게
조금은 쓸쓸한 인연이 되어 준 그대
이 가을에 나뭇잎이 퇴색해 가려 합니다.
내가 행복 할 수 있다면 가을 바람처럼
쓸쓸하게 찾아가 그대의 푸른 꿈을
울긋불긋 퇴색시켜도 되겠습니까?
늦가을에 떨어진 낙엽들이 뒹구는
빈 공간에 아픈 추억을 묻어 두고 다시
환생 할 내 푸른 꿈을 그대 가슴에
얼어붙지 않도록 미리 심어 두어도 됩니까?
그대는 외로운 이 가을에 내 외로운
마음을 감싸 줄 수 있는 열매를
무룩 익게 하는 가을 햇살 일 수도 있고
내 고리타분한 사연을 함께 해줄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내 별 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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