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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로는 1년에 3%만 성공… 전문가 도움 받으면 3개월만에 금연하기도

덕 산 2024. 9. 13. 08:12

 

 

 

 

 

의지로는 1년에 3%만 성공… 전문가 도움 받으면 3개월만에 금연하기도

 

신소영 기자 입력 2024.09.09 06:3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금연치료 명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흡연이 각종 암과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수두룩하다. 이를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건 담배의 중독성이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흡연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금연을 시도해보면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게 된다. 금연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에게 물었다.

 

-금연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핵심적인 이유는 니코틴 때문이다. 담배 속 니코틴은 사람을 중독시키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고, 담배를 피워 본 사람 중 3분의 2가 장기적으로 니코틴 의존이 된다고 알려졌다. 처음 니코틴이 들어가면 7~10초 안에 뇌에 여러 가지 신경 약리학적 역할을 하면서 쾌감, 집중력,  안정감 등을 준다. 그러다 담배를 안 피우면 니코틴이 줬던 이런 보상이 없어지면서 짜증이 나고 불쾌해진다. 이게 바로 금단 증상이고, 이로 인해 다시 흡연을 갈망하는 것이다. 특히 식사 직후, 화장실, 차 안, 술자리,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등 특정 공간·상황·감정과 연관되면 유사한 상황에서 다시 흡연 욕구가 일어날 수 있다.”

-금연을 위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꼭 그렇진 않다. 이미 많은 분이 알아서 끊고 있다. 금연을 위해 혼자서 무엇이든 시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만, 담배 끊기가 어려운 분들이 있다. 도전을 해봤지만 실패했거나, 금단 증상이 너무 힘들거나, 빨리 끊어야 하는 사람 등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을 확률은 1년에 약 3~5%지만, 금연 클리닉 등에서 3개월 금연 성공률은 대략 50%다. 니코틴의 강력한 중독으로 인한 금단 증상을 해결하는 데 약물치료가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연 치료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나?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진단과 함께 금연에 대한 의지, 과거 치료 사항 등을 우선 파악한다. 담배를 피우는 행태에 대한 조사는 보통 'FTQ(Fagerstrom Tolerance Questionnaire)'라는 10문항의 설문지를 활용한다. 이는 니코틴 의존에 대한 정도로,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또 얼마나 담배를 끊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동기부여도 파악한다. 이러한 상담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금연 날짜와 치료를 계획한다,”

-사람마다 금연 치료 방법이 달라지나?
“그렇다. 환자 개개인의 연령, 성별, 과거 치료 경험, 병력 등을 고려해 치료를 계획한다. 이전에 금연을 위해 어떤 치료를 했고, 효과가 어땠는지에 따라서 약물치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권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특정 기저 질환에 따라서 약을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거나 악화되는 병이 있어 주의점을 파악해야 한다. 반면, 폐암이나 당뇨 등 어떤 병력은 금연을 설득하고 다짐하게 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청소년의 경우는 아직까지 약물치료 적용이 안 된다.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담사와의 상담이 메인이므로, 상담사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금단 증상을 잘 넘길 수 있는 방법은?
“금단 증상은 ▲흡연 욕구(갈망) ▲짜증 ▲불안 ▲손 떨림 ▲불면증 ▲식욕 증가 등 다양하다. 이는 사람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니코틴 대사 속도가 달라서다. 니코틴이 몸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담배를 끊었을 때 금단 증상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담배 생각이 나면 물을 마시거나, 사탕·껌을 먹거나, 전화하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등 다른 행동을 해 그 순간을 넘기면 된다. 하지만 니코틴 분해가 빨라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일수록 금단 증상이 심하고, 해결이 어렵다. 결국 담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약물치료를 받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금단 증상은 처음에 나타나는 강도와 빈도가 시간이 지나면 훨씬 약해진다. 대부분 한 달 정도면 식욕이 느는 증상 말고는 사라진다. 그래서 그 시기를 잘 넘어가는 게 핵심이다.”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담과 약물치료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다. 금연은 끊는 것이라기보단 계속 참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처럼 지속해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란 뜻이다.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의지로 금연한 5%의 사람 중에서 3분의 1은 다시 피우며, 5~6년 정도가 지나야 재발 없이 금연이 안정화된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그때그때 에너지를 북돋아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상담에서는 담배를 끊으면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 변화, 보람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준다. 시기별로 나타나는 금단 증상도 짚어주고, 대처 방법을 모니터링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약물치료는 의지만으론 어려운 금연의 허들을 초반에 잘 넘길 수 있게 해준다.”

-약물치료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얼마나 먹어야 하나?
“약물치료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니코틴 대체재는 니코틴 패치, 껌, 사탕이 있으며 복용 약은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이 있다. 부프로피온은 FDA 승인을 받아 오랜 기간 사용해온 약물로, 약 없이 끊었을 때에 비해서 금연 확률을 2배 정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부프로피온은 특히 우울증약으로도 쓰이는 만큼 흡연하는 우울증 환자에게 처방한다.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은 바레니클린이다. 금연 성공률을 2.5~3배 정도 높여줘 병원에서 처방할 때는 대부분 바레니클린을 쓴다. 금단 증상과 흡연에 대한 욕구를 억제해주고, 흡연 시 느꼈던 효과를 감소시킨다. 대부분 약물치료는 12주 코스를 기본으로 한다.”

-니코틴 대체재만 써도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나?
“우선 니코틴 패치는 계속 붙이고 있으니 지속적인 효과가 있다. 껌과 사탕은 그때그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속효성이다. 따라서 껌과 패치 혹은 사탕과 패치를 복합적으로 쓰면 바레니클린을 단독으로 쓰는 것과 비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 먹는 게 꺼려진다면, 약국에서 니코틴 대체제를 개인적으로 구입해 가이드라인을 따라 해보는 방법도 있다. 다만, 가능하면 보건소 클리닉 등에서 상담을 병행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실제로 영국 연구들에 따르면 상담사의 안내 하에 니코틴 대체제를 쓰는 경우 혼자 약만 사서 금연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확연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을 위해 우선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도움이 되나?
“전자담배는 니코틴이 포함된 액상을 가열해 수증기를 흡입하는 ‘액상형’, 담뱃잎을 쪄서 그 수증기를 흡입하는 ‘궐련형’ 두 종류가 있다. 궐련형이 국내 출시된 지는 7년이 됐고, 아직 단기적·장기적인 영향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가 많이 된 건 주로 액상형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연초보다는 단기적으로 덜 해로운 건 사실이다. 다만, 니코틴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므로 장기적인 안전성은 아무도 모른다. 일반 담배와 액상형 담배를 같이 하면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얘기도 많다. 따라서 전자담배라도 시작하면 안 된다. 치료할 때도 전자담배로 갈아타기보다는, 먼저 입증된 약물치료를 먼저 해보라고 권한다. 다만, 담배를 끊는 게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만 한시적으로 갈아탈 수 있게 허용하는 정도로 본다.”

-금연에 성공했었지만,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면?
“담배를 끊고 평생 한 번도 입에 안 대기는 굉장히 어렵다. 한 번쯤 그럴 수 있지만, 그게 지속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왜 실패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특정한 트리거가 있었는지, 그런 상황을 마주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약물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해 개선한다. 그런 상황은 또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보다 흡연자들은 반복적인 금연 실패 경험으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다시 시도할 엄두가 안 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재흡연으로 상담을 오면, 그 힘든 금연의 과정을 이겨내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하고 지지한다. 중간에 살짝 넘어지더라도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하고, 담배를 끊으면 좋은 점들을 계속 찾아서 격려해주는 게 좋다.”

-금연을 권고하는 좋은 방법이 있나?
“우선 담배를 끊을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금연하라고 무작정 강요와 압박을 준다고 해서 안 끊을 사람이 억지로 끊지 않는다. 금연 생각이 있을 때, 마음의 준비가 될 때, 어떤 계기가 있을 때 금연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게 좋다. 즉, 좋은 타이밍에 얘기를 나눠보고, 금연 상담소를 찾아가면 더 도움이 된다.

옆에서 격려해주면 더 좋다. 담배를 끊을 땐 특히 금단 증상으로 기분이 저하되고, 짜증이 심해질 수 있다. 마치 생리전증후군(PMS)과 비슷하다. 이때 같이 짜증을 내기 시작하면 금연은 실패한다. 그래서 부부가 같이 금연클리닉에 오면 아내분에게 한 달은 아들 키운다는 생각으로 옆에서 잘 지지해주면 힘든 건 넘어간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금단증상은 한 달 정도 지나면 나아지기 때문에 그 기간만 잘 넘어가면 된다.”

-흡연하는 청소년도 많던데.
“청소년들은 아무래도 미숙한 상태라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가정환경, 부모의 지지, 주변 환경 등이 중요하다. 부모가 담배를 피우면 자녀가 담배를 피울 확률이 훨씬 높아지며, 부모도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금연하라는 권고의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따라서 가족들이 금연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가족의 흡연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금연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말씀.
“담배는 한 번에 끊기 어렵다. 한 연구에 의하면 완전히 금연하기까지 30번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금연 생각이 들면, 그 즉시 병원을 알아보거나 금연 상담 전화에 연락해보는 등 실천에 옮기면 좋겠다. 혼자 당장 금연해보는 것도 좋다.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내 경험이 되면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금연 서비스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 나라는 없다. 제대로 끊어보고 싶다면 보건소나 클리닉, 금연 상담 전화, 금연 캠프, 병원에서 하는 금연 치료 지원 사업 등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


-이철민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세부 진료 과목은 건강 증진과 금연이다. 이철민 교수는 대한금연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실제로 만나본 이철민 교수는 환자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따뜻한 의사였다. 다양한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많은 연구를 통한 경험으로 개개인에게 맞는 효율적인 치료법을 제시해왔다. 이철민 교수는 학술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금연, 니코틴, 비만 등과 관련한 약 80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9/06/20240906023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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