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그랬다
- 솔거 최명운 -
어머니는 토끼 한 마리로
토끼탕 끓일 때
무쇠 솥에 하나 가득 끓였다
6남매인 자식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여덟 식구가 먹으려면
작은 곳에 끓여서는
한 그릇씩 먹을 수가 없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맛있는 토끼 탕을 먹는다
아버지는 어머니 눈치를 보다가
헛기침하시고
모처럼 고깃국 먹는데
술이 없어서야 되겠느냐고
지난 장 날 받아 온
댓 병 소주 꺼내
우리 아들이 한 잔
울 딸이 한 잔,
그리고 막내가 한 잔
따르라 하시며 술을 드신다
당신의 눈치는
이미 방앗간 참새가 되어버렸다
혈기왕성한 젊을 때부터
드셔 온 술인데
술의 유혹을 어찌 참을 것인가
토끼탕 드시면서
이웃 어르신 친구 분 혹여
지나가지 않을까
아버지는 담 너머를 기웃이신다
부족하고 없어도
새로운 것이 있으면
이웃과 나누어 먹고
술 한 잔이라도 꼭
나누어 드시는 아버지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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