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을 보내고나서 / 藝香 도지현
자연의 위엄은 대단하다
그 존엄함에는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을 인정사정없이 훼손한
우리 인간에게 회초리를 들어
엄히 다스리고 꾸짖는 것이다
태풍으로 초양誚讓*을 대신하였지
그것으로 우리 인간은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보았다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고
부상한 사람은 또 얼마이며
집터까지 잃은 이의 공허한 눈동자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는
폐허가 되어 망연자실하게 했다
다시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고
철근을 세워 보금자리를 마련하자
다시는 자연에 죄를 짓지 말고
*誚讓(초양): 잘못한 일에 대해 꾸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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