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 강준철
전나무가 시퍼런 장검(長劍)을 들고
여름을 썩썩 잘라 던진다
쓰르라미가 참나무 위에서
한창 오르가즘에 오른다.
그 울음소리에
나의 우주는 뒤집어 지고
나비와 벌들은 땀에 젖어
꽃들을 질식시키고 있다.
교회의 종기는
햇볕을 부수고
절간의 풍경 소리는
숲 속을 떠돈다.
갑자기 한기에 몸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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