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악기,낚시대,운전대.
박천복 2024-01-22 08:16:54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
그래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
그러나 세상에 사는동안은 그손에 무엇인가를 쥐고 , 잡아야한다 .
생계를 위한것들을 제외하면 ,
손에 쥐고 잡는것들은 그 인생의 내용이며 삶의 질이 될 수 있다 .
우리가 손에 쥐고 잡는것들은 그래서 한인간의 삶을 설명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
다른하나는 , 우리모두는 서로다른 것을 쥐고 잡는다 .
선택지가 다르고 지향하는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
개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서로다른 취향을 가지고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한두가지에 집중하는 손도 있지만 ,
더 다양한것들을 쥐고있는 손도있다 .
아주 드물지만 , 아무것도 쥐거나 잡지않는손도 있다 .
내손은 책 , 악기 , 낚시대 , 운전대를 잡았다 .
책 .
내가 세상에서 가장좋아하는 것이 책이고
지금도 가장 많이 가지고있는 것이 책이다 .
그래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것도 책이다 .
그렇다면 나는 왜 책을 좋아할까 .
먼저는 , 내가 생각해도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다 .
다른 하나는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
백을알고 세상을 사는사람과 천을알고 세상을 사는 사람 ,
그리고 만을 알고 세상을 사는사람의 ‘삶의 수준과 질 ’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
세상은 아는만큼만 볼수있기 때문이다 .
모르면 손에 쥐어줘도 모른다 .
책은 시야를 넓혀주고 ,
생각을 깊이할수 있도록 인도하며 , 판단력의 수준을 높여준다 .
때문에 사람은 책을읽고 공부함으로서 비로서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 .
그래서 책은 정신의 양식이기도 하다 .
책을 안 읽으면 정신이 빈약해 지는게 그 때문이다 .
그래서 나는 책읽기에 힘쓰고 있다 .
지금도 나는 , 어디를 가든 반드시 손에 책을들고 다닌다 .
심장내과 심혈관전문의인 내 아들은 ,
‘아버지처럼 책많이 읽으시는분이 또 있겠어요 ’ 라고한다 .
내가 책을좋아하는 것은 작고하신 엄친의 영향도 크다 .
악기 .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
입학식에서 연주하는 브라스밴드를 보는순간 완전히 매료되어 밴드부에 들어갔다 .
그후 6 년동안 밴드부에 있었으며 나중에는 악장까지했다 .
처음에 배운악기가 슬라이트럼본이었다 .
이후 바리톤 , 유포니움 , 튜바 , 스자폰을 연주했으며 트럼펫과 코넷도 배웠다 .
알토 , 테너 색소폰 , 후렌치혼 , 클라리넷 ,
그리고 사이드드럼과 베이스드럼도 배웠다 .
88세인 지금도 목관 클라리넷과 첼로를 가지고 있다 .
악기를 연주하면 , 악보를 정확히 읽어야하는 시각 ,
음정을 정확히 판단해야하는 청각 ,
소리구멍과 피스톤의 제자리를 눌러야하는 촉각이 예민해진다 .
듣는음악에서 연주하는 음악으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
그러나 그것은 놀라운 다른세계다 .
악기를 다루는 것은 뇌 활성화의 지름길이다 .
노년이되어 악기하나쯤 하는 것은 최고의 치매예방이기도 하다 .
그리고 악기는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
낚시대 .
나는 반평생 바다낚시를 했다 .
동해에서의 던질낚시 ,
남해에서의 찌낚시 .
서해에서의 배낚시 .
그리고 전국의 유명낚시터는 거의다 가 봤다 .
사실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있는 수렵본능의 DNA 때문일 것이다 .
한번만 제대로 된 ‘손맛 ’을 보면 웬만해서는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
그리고 낚시를 준비하는과정과 낚시자체가 가지는 ‘집중도 ’ 는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
날씨 , 기압 , 바람 , 파도 , 수온 , 물때에 민감해야하고 ,
대상어에 따라 채비와 미끼도 달라진다 .
망상어에서 돌돔까지 쉬운게 없다 .
엉킨줄을 풀면서 인내를 배우고 , 입질이 없을 때 기다림도 알게된다 .
지금은 체력이 달려 바다낚시를 못 하지만 ,
그래도 낚시생각을 하면 가슴이 뛴다 .
내가 바다낚시를 통해 잡았던 가장 큰 고기는 3 키로의 우럭이었다 .
그렇게 큰 고기가 3 호목줄에 엄지손톱크기만한 찌누바늘에 걸렸으니
수십년간의 낚시경력과 기술이 없었다면 못 올렸을 것이다 .
3 키로짜리가 물속에서 당기는 힘은 무서울정도다 .
유연한 낚시대의 탄력이 그 힘을 흡수해서 목줄이 안 터진 것이다 .
나는 고기를 올린후 배 갑판에 누워버렸다 .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골에 식은땀이 흐느는 느낌이다 .
운전대 . 지금은 모두가 면허를 가지고 자기차를 운전하는 시대지만 ,
내가 첫 면허를 발급받았던 1968 년에는 면허가진 사람이 많지않았다 .
면허도 대형과 소형 두가지뿐이었다 .
대형면허를따면 바로 트럭과 버스를 몰았고 , 소형을 따면 택시를 몰았다 .
아직 자가용이 없던때 였으며 56 년전 얘기다 .
나는 1976 년 과장이었을 때 일제의 흰색브리사를 구입했었다 .
아내는 그 차를 ‘나의백조 ’ 라고 부르면서 타고다녔다 .
그러니 아내의 운전경력도 48 년이나 된다 .
지금도 면허증은 가지고있지만 운전은 하지않고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다닌다 .
딱한번 눈길에서 가벼운 인명사고나 경찰서 유치장신세를 진 일도있다 .
크고작은 접촉사고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모두가 추억이다 .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때의 긴장감과 기대는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운전하는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을까 .
섭섭한 일이다 .
그러나 끝까지 자기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
운전자체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
지금은 거의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 .
버스나 전철은물론 ,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그걸 드려다본다 .
어린애들도 마찬가지다 .
심한 경우 운전을 하면서도 , 횡단보도를 거넌면서도 드려다본다 .
그래서 목숨을 잃는일도 있다 .
일종의 중독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AI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이 시판되면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
우려스러운 것은 사람이 휴대폰에 종속되는 지경이 되는일이다 .
심한 경우 , 인간의몸에 인간이 만든 첨단의 센서등 , 기기를 삽입하는 경우
그 정도가 많아지면 그걸 온전한 인간존재라고 할수있을까 .
호모사피엔스의 멸종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
이건 절대로 망상이 아니다 .
충분히 가능한일이고 이미 시작되지 않았는가 .
AI 는 글자그대로 인공 (人工 )기능이다 .
사람이 만든것이며 사람이 자료를 계속 업데이트 해 줘야 기능한다 .
결국 사람이 주인인 것이다 .
사람의 손이 필요에의해 그것을 손에 쥐고있음을 잊으면 안된다 .
책은 약과같다 .
잘 읽으면 어리석음을 치료할 수 있다 .ㅡ 중국격언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로 남지 못하고 단순한 기록으로 (0) | 2024.02.01 |
---|---|
너희가 한국축구의 징크스를 아는가? (0) | 2024.01.31 |
한국 축구감독들은 해당국민을 감동시키는데 (1) | 2024.01.29 |
테러가 반복되는 원인과 이유는 (1) | 2024.01.27 |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는 정치개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0) | 2024.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