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 김남조
나의 고통은
성숙하기도 전에
풍화부터 하는가
간밤엔
눈물 없이 잠들어
평온한 새벽을 이에 맞노니
연민할지어다
나의 몰골이여
다른 사람들은
고난으로
새 삶의 효모와 바꾸고
용서하소서
용서하소서
맨몸 으깨어
피와 땀으로 참회하고
준열히 진실에 순절하되
목숨 질겨서
그 몇 번 살아 남는 것을
나의 고통은
절상 순간에
이미 얼얼하게 졸면서
죄와 가책에도
아프면서 졸면서
결국엔
지난밤도 백치처럼 잠들어
청명한 이 새벽에
죽고 싶도록
남루할 뿐이노니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 명 / 김남조 (1) | 2023.10.19 |
|---|---|
| 가을날 / 노천명 (0) | 2023.10.18 |
| 가을 햇볕에 / 김남조 (1) | 2023.10.14 |
| 너를 위하여 / 김남조 (0) | 2023.10.13 |
| 가을 / 마종기 (0) | 2023.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