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상(肖像) / 이수익
못에 빠져 죽은 여자의 얼음
사이로 나온
손,
그 희디 흰 손은 가지를 내고
햇빛을 받아
성장하고 있었다.
장미꽃처럼
타오르는 윤활유의 煖爐에서
沙漠에서
나와
그 여자는, 함께 있었던 것일까.
겨울에 표현되는
강
流域을
빗기어가는 새들---
저 이름모를 영혼의 악사들은
나의 지대에서
駐屯했던 모든 것을
거두어 갔다.
망고와
잎사귀 진 나무와
조용한 이 계절의 夕暮를 노래하는
우리 아이들의 식탁에 와서
하나씩 잠이 드는 고향.
못에 빠진 여자는 죽어서
손은
가지가 되고
가지마다 꽃은 난만히 피었는데,
누가 겨울철의 이 눈물을
그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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