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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겨울들 / 김행숙

덕 산 2023. 1. 4. 06:24

 

 

 

 

 

나의 겨울들 / 김행숙

 

비릿한 냄새 풍기는 용대리 언덕

혹한에 꾸덕꾸덕 마르는 명태

벌린 입에는 가득 눈을 머금고

흔들흔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황태로 익어가는 덕장

 

내게도 눈보라 속의 명태처럼

내걸린 때가 있었다

병원에서는 더 두고 봐야 안다고 했다

어디론가 사라지려는 의식을 붙잡으며

나는 얼었다 녹았다 했다

그렇게 하면서 익어갔을까

 

명태껍질에 윤기가 돌기까지

엷은 햇살에 의지한 채

찬바람 속에 , 거친 눈발 속에

혹독한 시련 견디던 나의 겨울들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바람소리

영 봄이 올 것 같지 않던 그런 날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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