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지나간다.
이철훈 2022-11-27 09:08:15
한밤중에 깨어나 좀처럼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대로 아침을 맞이하는 일들이 자주 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다보면 한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해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이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평소보다 빠른 출근 준비를 한다.
집을 나서는 시간이 평소보다 30분 이상 빠르고 주위가 아직 어둡고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데 지하철 안은 여전히 붐빈다. 다들 어디를 무슨 이유로 이렇게 일찍 가야하는지 궁금하다.
지하철에서 내려 어두운 공원산책길을 가로질러 사무실에 도착해 집에서 가져온 보온병에 커피를 타서 몇 모금 마시고 일을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 초 저녁 잠이 많아지고 아침잠이 없어진다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나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어 잠을 설치는 것 같다.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젊은 시절에는 그냥 견딜만 한 일들도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길어지고 자신의 표현은 적어지는 것은 숨길수가 없다. 그렇다고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대신에 설익은 잠을 자고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체적인 변화를 겪게 되고 심경의 변화도 상당한 것같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결코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 인내심과 행동의 신중함과 기다리는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무슨 뽀죽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 발생하고 있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뭔가를 할 수 있고 해야 할 것을 다시 기다리게 된다. 한 번 틀어지면 다시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이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손을 놓고 후회와 회한으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 없는 것처럼 얼마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남은 시간동안 새롭게 시작할 수 있고 해야 할 소중한 것들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하게 규정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수는 없지만 그런 좋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기대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가급적 자신의 감정의 충동을 최대한 억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다보면 자신의 언행도 통제할 수 있고 평정심을 되찾을 수가 있으며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할수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벌써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의 문턱에 와있고 오늘부터 기온이 급강하해 본격적인 겨울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좋은 소식보다는 부정적이고 우울한 소식으로 시작하는 매일 매일이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믿는 것을 실행에 옮기는 용기와 자존심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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