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서로 다른 노인들.

덕 산 2022. 11. 30. 14:50

 

 

 

 

 

서로 다른 노인들.

 

박천복 2022-11-28 07:36:09

 

사람들이 서로 다르듯 노인들도 그 행동거지가 서로 다르다.

어떤 노인의 행동거지를 보면 그가 평생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보인다.

한인간의 늘그막의 모습은 그 인생의 축적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모습에도 긍정과 부정의 두 측면이 있다.

먼저 부정적인 얘기를 풀어보자.

한 인간을 알려면 그 밥 먹은 자리를 보라는 말이 있다.

어떤 노인들은 밥 먹은 식판이 깨끗하지만 또 어떤 노인들은 개밥그릇수준이다.

아마도 평생을 그렇게 지저분하게 살았을 것이다.

낭비하는 음식이 있는 만큼 그 인생에서도 수많은 낭비로 점철 되었을 것이다.

이런 노인들일수록 나이든 후 국가가주는 기초생활비로 쪽방 촌에서

독거노인으로 살 확률이 높다.

낭비는 잘못된 생활습관이기 때문에 고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경우 주변사람들이 불편할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하는 노인들이있다.

대개 노인성 난청인 경우 목소리가 커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는 큰 소리를 삼가는 것이 상식이다.

남을 생각하지 못하는 몰상식은 그가 평생을 거칠게 살아왔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다.

지하철에는 서 있는 사람들을 위한 손잡이가 있다.

그 손잡이 두 개를 양손에 붙잡고 상체를 들었다 내렸다하는 운동을 하는 노인이 있었다.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무엇보다 그 비상식에 크게 놀랬다.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그런 행동은 하지못한다.

육체는 노인이 되었지만 그 정신은 어린애들 수준이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가는 노인복지관의 화장실은 정말 깨끗하고 그 시설이 좋다.

그리고 손을 씼는 세면대 옆 벽에는 물 묻은 손을 닦을 수 있는 페이퍼 타올이 들어있는 상자가 붙어있다.

거기에는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가져가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런데도 상당수 노인들이 두세장씩 뽑아서 쓰고 있으며 여러장을 뽑아 가지고 가는 노인들도 있다.

공공시설에 대한 개념, 페이퍼 타올을 뽑아가져 가면 안 된다는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정말 페이퍼 타올만 가져갈까,

그게 어디서든 공짜라면 다 가져갈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게 풍족한 사회에서 왜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없이 살던 시대의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긍정적인 케이스를 얘기해 보자.

내가 자주 지나다니는 도로변 나무그늘 아래에서 조촐한 채소장사를 하는 할머니가 있다.

매일 자기 밭에서 따오는 몇 가지 채소를 파는 분인데 춘추를 물어보니 90세라고 한다.

밭일과 돈 버는 재미가 건강과 활력을 주어 나이보자 더 젊게 사는 케이스였다.

같은 통로에 인사를 나누는 두 할머니가 있다.

70세의 할머니는 매일 직접차를 운전, 실내수영장을 다니고 있다.

건강관리에 철저한 분이고 늘 활력이 넘친다.

하루는 또 한분인 80세의 할머니가 기타케이스를 메고 엘리베이터에 들서는 게 아닌가.

깜짝놀라 물어보니 이번 학기부터 노인 회관에서 기타를 배우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분은 그 외에도 컴퓨터, 일본어, 영어 반에 다니고 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는게 이분의 모토다.

100세 하고도 남을 분들이다.

사실 늙을 짬이나 있겠는가.

배울 점이 많은 노인들이다.

 

전철을 타고다니다 보면 서있는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이있다.

이때 그 노인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먼저 내릴 때는 다시 그 젊은이에게 ‘잘 앉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한다.

기본이 돼 있는 사람이다.

자리를 양보한 사람에게 보람을 주는 행동이다.

이런 분들이 많아야 우리사회가 부드러워진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중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분들이있고

할머니들의 경우 노인용 유모차를 밀고 걷는 분들도 있다.

혼자서는 제대로 걷기 힘든 분들이다.

나이가 많아져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같은 연령대에서 곧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 차이는 젊어서 부터의 건강관리 유무에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는게 그 말이다.

늙어서 시작할 수 있는 건강관리는 없다.

젊어서부터 큰 관심을 가지고 자기의 건강을 관리하면 그 보상은 늙은 후에 받게 된다.

몸이 늙었다고 마음, 정신까지 같이 늙는 것은 아니다.

‘곱게 늙는다’ 는 말이 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어르신으로 예우를 받든, 늙은이로 취급되든 모두가 자기 하기 나름이다.

 

나이는 자기가 정한다.ㅡ이시형.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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