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苦惱
- 박 인 걸 -
봄비 치곤 많이 내리는
울적한 어느 오후
침울함은 혈관으로 흘러
목 밑까지 차오른다.
물에 담근 스펀지처럼
세상도 빗물에 젖었지만
내 가슴 깊은 곳은
여전히 심한 가뭄이다.
채워지지 않는 가슴은
사랑의 결핍증이나
품성의 결함 때문도 아니다
靈魂에 대한 목마름이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황소처럼 버티고 서 있는
강퍅한 사람을 향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뜨거운 눈물이 핑 돌고
가슴에 차가운 바람이 분다.
비 맞으며 마당가를 서성이던
蕩子의 아버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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