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의 기도
- 박 인 걸 -
줄사다리에 몸을 싣고
당신이 그리워
오르고 또 오릅니다.
밤길이 어두워
혹시라도 미끄러질까
보랏빛 등을
길목 마다 밝혔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내 마음도 크게 흔들려
여기서 그만 멈출까
그러나 그럴 수 없습니다.
된 서리가 내리기 전에
나는 당신을 보고 싶지만
그리 못할지라도
내년에 다시 오르기 위해
작은 씨앗을 묻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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