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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의 기도 / 박인걸

덕 산 2022. 8. 11. 10:33

 

 

 

 

 

나팔꽃의 기도

                 - 박 인 걸 -

 

 

줄사다리에 몸을 싣고

당신이 그리워

오르고 또 오릅니다.

 

밤길이 어두워

혹시라도 미끄러질까

보랏빛 등을

길목 마다 밝혔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내 마음도 크게 흔들려

여기서 그만 멈출까

그러나 그럴 수 없습니다.

 

된 서리가 내리기 전에

나는 당신을 보고 싶지만

그리 못할지라도

내년에 다시 오르기 위해

작은 씨앗을 묻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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