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라 / 법상스님

덕 산 2022. 6. 29. 16:35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라

 

이 세상엔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야생적이며 자연적인 것들에게서는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다.

진리와 합일하여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서

똑같은 것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인간들만이 획일화되고 똑같은 것들을

다량으로 만들어 내고 키워내고자 애를 쓰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러더라도 똑같은 것은 아니다.

겉모습이 똑같다고 그 내면도 똑같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의 어리석은 욕심일 뿐.

 

똑같이 교육받는다고 똑같은 가치관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부모 아래서 키워졌다고 똑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세상을 보는 눈이 똑같을 수도 없다.

 

세상에서는 사람들을 세상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똑같이 획일화된 모습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는 것은 진리를 거스르는 일일 뿐이다.

 

어제의 하늘은 어제의 하늘일 뿐

오늘의 하늘은 전혀 다른 별개의 하늘일 뿐이다.

어제의 나무며 들꽃들과

오늘의 나무며 들꽃은 서로 같지 않다.

 

전혀 새로운 오늘이 있다.

전혀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고 있다.

날마다, 아니 매 순간 순간 전혀 새로운 찰나찰나가 있을 뿐.

 

그것이 이 세상의 본래적인 모습이다.

진리의 본연의 모습이다.

 

어제의 관념으로 오늘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어제의 편견을 오늘까지 가져오지 말라.

어제의 선입견은 그저 어제의 것으로 놓아버려라.

 

 

 

 

 

 

세상을 보는 가장 밝은 시선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즉 팔정도에서 말하는 정견에 있다.

 

정견이란 곧

편견이나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은

맑고 투명한 시선, 투명한 바라봄을 말한다.

 

참으로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참되게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한다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을 보는 것처럼 보아야 하고,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처럼 배워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법문을 들을 때도

혹은 책을 읽을 때도

그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의 편견으로써 걸러 보며,

자신의 견해와 합당하는 것들만을 받아들이곤 한다.

 

그렇기에 똑같이 책을 읽거나 법문을 들었어도

사람들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들을

마음에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뜻에 맞는 글귀나 말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랬을 때는

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수없는 법문을 듣더라도

참되게 읽은것도 들은 것도 아니며,

전혀 참과 가까와질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은 전혀 새로운 곳이다.

내가 바라보는 시선에 보여지는

일체 모든 대상들은 내가 처음 보는 것들일 뿐이다.

 

눈이 내려도 항상 첫 눈이며,

사랑도 항상 첫 사랑일 뿐이고,

바람이 불더라도 항상 새로운 바람일 뿐이다.

 

날마다 새롭게 피어날 때

매 순간 순간은 기적과도 같은 진리의 순간이 될 것이다.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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