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40년이 지난 지금에야 느끼고 보이다니

덕 산 2017. 5. 22. 10:22

 

 

 

 

 

 

이호택(ski***) 2017.05.19 13:38:38

 

먼 길을 돌아서 이곳에 왔다.

먼 길을 돌아서 이 순간에 서 있다.

함께한지 어언 40

이제야 내 눈에 그것이 보이고 느끼게 되다니.

어떻게 보면 삶이 그러하리라.

생각이 그러하리라.

의미가 그러하리라.

 

나는 어릴 때 시골에서 밥상에서 밥알 하나 흘려도 어른들이 호통을 들으며 ,

그 많은 땀의 노력의 결과와 또 부족한 당시의 식량사정을 고려하면

음식을 먹지 않고 버리거나 남기는 것은 罪惡으로 교육을 받고 자랐다.

 

거기다가 다행히 植生은 잘 타고 나서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는다.

반찬도 한 가지만 있어도 한 끼는 거뜬하다.

음식은 남기지 않고 억지로도 다 먹는다.

 

그러다 보니 먹는 것에 格式을 차리는 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

가끔 아내가 요리를 하면 부엌에서 서서 젓가락이나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먹는다.

그러면 아내로부터 잔소리가 날아든다.

 

大主가 음식을 서서 아무렇게나 먹는다고..

대주라는 말은 점집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즉 집안의 주인을 말한다.

 

40년이 지난 이제야 아내가 차려준 음식과 그릇 그리고 배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콩나물 하나 담더라도 생각해서 어울리는 그릇에 담고

젓가락 숟가락도 순서와 위치에 신경을 쓰고

흔한 꽃이나 식물이지만 조그마한 화병에 꽂아서 분위기를 만들고 ...

이제야 그런 모습과 아내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아내는 40여년 간을 그렇게 해온 것이다.

 

 

 

 

 

 

화려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거기에 맞게끔 그런 哲學으로

상을 차리고 집안을 꾸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세월은 사람을 여유롭게 만들고 나이는 사람을 너그럽게 만든다.

 

음식을 잘 먹는 습성 때문에 집에 들어올 때 과일이나 과자 등 군것질 간식용 먹 거리는 사오지 않는다.

그러면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자기 손으로 사오지는 않으면서 사다 놓은 것은 잘도 먹는다면서.

아무것이나 잘 먹는 나에게는 집에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양파, 사과, 마늘, 멸치, 식빵, 라면 등등

또 가끔씩 상해서 버리는 음식을 보면 아까운 생각도 들고..

 

약간 과 체중이고 外形이 문제가 되어 다이어트 겸 주변 산에 갈 때도 사과 하나 외엔 빈 몸으로 간다,

간혹 산에 온 사람들과 휴식지에서 만나면 과일이나 김밥을 얻어먹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가 최근의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음식을 얻어먹기만 하고 나누어 주는 기회가 없게 되는구나.

과체중이 문제가 아니라 빚을 지게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즈음은 사과를 2개 넣어간다.

기회가 되면 누군가와 나누어 먹으려고...

 

어떤 사람이 말 하더라.

잘 사는 사람들은 따지고 보면 그 들 부모나 조상들이 많은 功德을 베풀었다는 것을 ..

늦게라도 알게 되고 보이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 내가 빚을 지게 될까봐 두렵고

남에게 손해를 끼칠까도 걱정이 된다.

 

강변의 계절의 꽃은 올해도 찰란하더라(2017.5.19.)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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