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을 기다리는 산 / 이명희
봄이 가까운 날이다
사무실 창 밖을 바라보면 작은 산이 둘 길게 누워 있다
그 둘은 저녁상 물리고 TV 보는 신혼부부처럼 한가롭다.
달뜨는 마음은 둘을 언제나 하나로 만든다
은근히 부아가 난다, 혼자인 게
그러나 산은 늘 하나인 것이 아니었다
날이 맑으면 죽어도 떨어질 수 없다는 듯
꼭 끌어안아 하나 되어 있다가도
안개 내려앉거나 날이 조금이라도 흐리면
서로 등 떼고 어느새 떨어져 둘이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난다
필경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는 일로
팽 돌아서 냉전을 벌이는 사람들
그렇게 티격태격 싸우다가, 웃다가
봄을 기다리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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