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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란 골목에서 / 하미정

덕 산 2026. 3. 1. 06:33

 

 

 

 

삼월이란 골목에서 / 하미정

 

등이 기억하던 두꺼운 외투를 벗었다

봄도 겨울도 아닌, 우리는 난방을 하기도 애매했다
꽃이 개화를 준비하는 골목은 쌓인 오해만큼 두꺼웠다

친구가 술에 취해 찾아와 자꾸 넘어지던 골목
서로에게 서먹해진 마음이 허전했을까?
친구랑 먹는 자두 맛 사탕은 피 맛이 났고
새벽이란 한기가 입안에서 빨갛게 녹았다

오래전 멀어졌던 친구가 꽃은 언제 피냐고 물었다
잠시, 봄바람 같은 것이 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겨울 이불 같은 친구를 아직 치울 수 없어 그대로 두었다
봄을 꺼내기엔 왠지 일렀고
겨울이라기엔 조금 얇았다

꿀물을 건네는 잔에 꽃잎 하나가 보였다 사라졌다
우리도 모르게 사월은 벌써 오고 있었는지 모른다

조금씩 얇아지는 골목 끝에서
삼월이란 우리를 조심스럽게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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