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목의 추상抽象 / 淸草배창호
늘 시작은 엊그제 같았는데
풀물 비가 추적일 때마다
초록이 일산日傘처럼 펼쳐
하늘을 견주려는 신록의 동화에
산하의 능선과 골짜기 하루가 다르다
사계四季마다 분절을 맞이했어도
욕망에 영혼을 팽개친 일들이
가지마다 설왕설래 넘친 다반사인 것을
가상의 세계가 작금이 된 줄도 모르고
빗금을 그은 길든 짝사랑,
네 잘난 소유의 늪에 쏟고 토한 신음은
안개와 이슬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차마 어쩌지도 못하는 세속에
흐르는 개울물처럼 집착 없는 행간을,
텅 빈 충만만이
격格을 이룬 용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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