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로 보는 방법 / 법상스님

 

 

 

 

 

세상을 바로 보는 방법 / 법상스님

 

우리의 삶은 가만히 바라보면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단 한순간도 선택을 멈춘 적이 없다.

선택하지 않으면 세상을 살 수 없을 것 같다.

매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을 가장 아름답게 가꾸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거꾸로 선택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란 점은 생각지 못한다.

선택이 우리를 괴롭히며 어리석음으로 몰고 간다.

 

분별과 차별로 인한 '선택'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좋게 보는 것도 본질적이지 않고

나쁘게 보는 것도 본질적이지 못하다.

어떤 한 가지를 좋게 보고 나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

또 한 가지가 나빠지면 모든 것이 싫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은 모든 면이 좋아 보이지만

한번 미운 사람은 하는 행동마다 미워 보이지 않는가.

좋고 싫은 색안경이 있는 이상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우리 마음은 더욱더 비뚤어지고 분열될 뿐이다.

 

보다 본질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선택하지 않는 일이다.

판단하지 않는 일이다.

선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기만 할 수도 있다.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기만 하는 것이다.

거기에 그 어떤 해석도, 분별도, 선택도 하지 말라.

 

그랬을 때 치우침 없는 정견(正見)의 시야가 열린다.

좋고 나쁜 양변에 갇히지 않은 무분별(無分別)의 맑은 견해가 생겨난다.

 

어떤 한 가지 상황에 대해 판단과 해석을 가하지 말라.

분별하고 차별함으로써 어느 하나를 일방적으로 선택하지 말라.

어떤 상황도 전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상황에 따라 내 마음이 좋고 나쁜 것이라 선택했을 뿐이다.

 

실패가 왜 반드시 나쁜 것인가.

그로 인해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수도,

몇 번의 실패로 인해 내적인 힘이 쌓였을 수도,

과거의 악업을 소멸시킬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일 수도,

때로 실패가 훗날 더 큰 성공을 위한

정말 필요한 기초 작업이었을 수도 있다.

어떤 판단도 버리라.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지 말라.

 

선택없이 상황 자체를 무분별로 받아들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삶을 전체적으로 수용하라.

큰 틀에서 삶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

그것이 바로 업(業)을 뛰어넘는 길이다.

업에 얽매이지 않고 구속되지 않는 길이다.

악업과 죄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