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이삭 줍기

덕 산 2012. 12. 8. 19:32

 

 

 

 

 

 

우리 마음이 순결하다면

얼마만큼 깨끗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생각이 의롭다면

얼마나 높이 의로울 수 있을까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을까요.

 

추수가 끝난 빈들에서

남아 있는 이삭을 줍듯이

순결과 의로움과 사랑의 이삭이라도 주워

그것으로 빈 가슴을 채우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참을 수 있다면

어떤 일까지 참아 낼 수 있을까요.

우리들에게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먼 장래 일까지 알 수 있을까요.

 

편지를 길게 쓴 다음 깜박 잊은 것이 있어

붙여 쓰는 추신처럼,

기다림과 인내와 지혜의

작은 끝자락이라도 붙잡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마음에 평안이 있다면

얼마나 아늑한 평안을 누릴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감사가 있다면

얼마나 많이 감사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기쁨이 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기뻐할 수 있을까요.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잠시 펼쳐지는 서쪽 하늘의 노을처럼.

평안과 감사와 기쁨이 잠깐이라도

내 가슴에 펼쳐지기를 바라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에게 희생이 있다면

무엇까지 내어 놓을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용서가 있다면

어떤 사람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겸손이 있다면

어디까지 낮아질 수 있을까요.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같이

연약한 우리들이기에

희생과 용서와 겸손의 작은 촛불이라도 켜

내 주위를 단 한 뼘이라도 밝히면서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