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일기: 굳세어라~ 금순아~!!
오병규 2024-10-17 17:22:10
누 ~운 보라가 휘나알리는 ~ 바람 찬 흥남 부두에 ~~~
그 노래의 주인공 ‘금순 ’이가 아닙니다 .
그분의 성함은 진짜 우리 마을 부녀회장님 “김금순 ”님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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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 (淸風明月 )의 고장하고도 천등산 박달재 인근 산자수명 (山紫水明 )의 우리 산골 마을에 가을이 깊어지고 있답니다 . 이런 계절이 가장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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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리도 뜨겁든 폭염이 물러가고 , 아 ~! 가을인가 ? 했는데 조석으로 갑자기 쌀쌀해지며 지난 초에 벌써 난로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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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든 난방이든 화목 (火木 )을 구하는 길은 여러 길이 됩니다마는 저 같은 경우엔 , 60 대 초반에는 원목을 사다가 재단을 하고 다시 적당한 크기로 (상남자 흉내를 내며 ...)도끼로 뻐개서 난방을 해 오다가 , 60 대 후반에 들어서며 도저히 힘에 부치는 관계로 난방은 기름보일러를 이용해 왔습니다마는 수년 전 기름값 상승으로 난방유 가격이 100% 치솟는 바람에 급히 거실에 난방용 난로 (베치카 )를 설치하며 난방비를 조절해 오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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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같으면 10t 이든 20t 이든 원목을 사다가 월동 준비를 했겠지만 미리 말씀드린 대로 힘에 부치는 관계로 이미 재단이 끝난 난로용 화목을 3 년 전부터 구입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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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재 중간쯤 그 제재소가 있고 , 5~6t 쯤이면 겨울을 거뜬히 날 수 있습니다 . 작년의 일이었습니다 . 늘 하던 대로 6t 의 화목을 그 제재소로부터 구입을 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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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화목 구한 것을 전해 들은 산골일기의 주인공 우리 마을 부녀회장님 “김금순 ”님께서 자신도 화목을 구하고 싶다며 그 제재소 전번을 알려 달라는 것입니다 . 당연히 ...그런데 그 제재소는 일단 입금이 확인된 다음 재단된 장작을 가져다줍니다 . 물론 금순님은 요구하는 계좌로 당연히 입금을 했구요 .(이하는 제 아내의 전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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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소 사장님 계좌에 입금이 되자 “띠링 ”입금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그 사장님 입금 확인을 하면서 입금자의 이름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갑자기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하며 뛰기 시작했답니다 . 쿵쾅 ~~ 쿵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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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을 했다가 잠시 연애 비스무리 한 걸 하다가 헤어진 옛사랑의 이름이 바로 “김금순 ”이었답니다 . 얼굴은 화끈거리고 가슴은 쿵쾅 ~~ 쿵쾅 ~~~~~방망이질을 하고 도저히 스스로를 억제할 수 없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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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은 다음날 배송하기로 했지만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만사 재치고 지금 당장 배송을 해도 되겠느냐 ? 금순님 입장이야 불감청고소원 . “아이고 ~! 오늘 배달해 주시면 감사하지요 .”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배송이 되었답니다 . 그리고는 사장님은 “김금순 ”씨가 누구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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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전에서 누구냐고 물으니 대답 않을 수도 또 숨길 필요도 없어 본인이 ‘금순 ’이가 맞다고 했더니 그 사장님 얼굴색이 달라지며 목이 몹시 타니 달달이 커피라도 한 잔 달라더랍니다 , 그리고 그 커피를 마시며 이실직고를 하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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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못다한 사랑의 애인 이름이 ‘김금순 ’이었는데 .. 그래서 급히 왔는데 ... 그것도 정상보다 실히 나무 1t 은 더 싣고 왔는데 ...솔직히 실망을 했다며 솔까말 하더랍니다 . ㅋㅋㅋㅋ ...이름 덕분에 장작 1t 보너스를 받은 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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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금순님의 얘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 10 월 3 일 개천절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 불거나 우리 고을의 면민 체육대회 지정일입니다 . 그러니만큼 여러 행사가 있답니다 . 시장님도 .. 면장님도 ...어떨 때 지역구 의원님도 ... 혹시라도 선거를 앞둔 때는 여야 후보들 선거요원들 ...면민 보다 더 많이 올 때도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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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행사의 마무리는 추첨에 의한 경품을 주는 행사가 있답니다 . 김치냉장고 . 세탁기 . 대형 tv. 농기구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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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경품이 다 빠져나가고 대형 tv 당첨자 발표에서 세 ~상 ~에 ~!! 우리의 “김금순 ”님이 호명되신 겁니다 . 본인은 물론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신명나서 좋아라 환호하고 박수치고 막 단상으로 뛰어가려는데 “소월 김금수 ~운 ~!”, 우리 마을은 대월이거든요 . 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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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도 우리의 금순이는 씩씩하게 부녀회 일을 보고 있답니다 .^^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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