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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으로 접근해 조기에 차단… 폐암은 진단·치료 빨리 이뤄져야 하는 병"

덕 산 2024. 7. 28. 10:44

 

 

 

 

 

"선제적으로 접근해 조기에 차단… 폐암은 진단·치료 빨리 이뤄져야 하는 병"

 

이해림 기자 입력 2024.07.22 07:1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인터뷰
‘폐암 조기 발견’ 명의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


태어나 한 번도 흡연한 적 없는 여성의 폐암 진단이 늘고 있다. 국립암센터 폐암통계자료에 따르면 폐암 수술 환자 2948명 중 약 30%가 여성이었으며, 이 중 88%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비흡연자였다. 페암은 뇌, 뼈, 간 등 주요 장기로 잘 전이되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이에 환자 다수가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 암을 진단받는다. 조용히 다가와 목숨을 뺏어가는 폐암을 어떻게 빨리 발견할지,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에게 물어봤다.

-최근 비흡연자 폐암 환자가 늘어나는데 원인이 무엇인가?
“요즘 폐암 발생이 남성 흡연자에서 감소하고, 여성 비흡연자에게서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원인이 정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추측이 있다. 첫째로 꼽히는 게 미세먼지 노출이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그러나 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남성이나 여성이나 비슷하므로 흡연자 아닌 비흡연자에게서 폐암이 늘어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비흡연자, 그중에서도 여성의 폐암이 늘어나는 데 일조한 것으로는 ‘조리흄’을 꼽을 수 있다. 조리흄은 주방에서 음식을 굽거나 튀길 때 생기는 연기와 가스가 연소하면서 생기는 미세먼지를 말한다. 요즘은 성 역할 구분이 거의 사라졌지만, 과거만 해도 여성들이 주방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미세먼지와 조리흄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비흡연자 여성 폐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짐작된다.”

-폐암 초기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인터넷에 폐암 증상을 검색하면 ▲가슴 통증 ▲기침 ▲피가 섞인 가래 ▲객혈 등이 주로 나온다. 이들이 폐암 증상인 것은 맞지만, 이런 증상은 폐암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중심성 기관지에 폐암이 생겼을 때나 나타난다. 대부분 폐암 환자 별 증상이 없다. 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암이 생겨도 아프지 않다. 폐암 때문에 숨이 차려면 암이 기관지를 50% 이상은 막아야 한다. 객혈도 큰 기관지에서 피가 터졌을 때나 한다. 그러므로 이런 증상이 없다고 해서 폐암이 아니라 안심할 수가 없다.”

-폐암은 어디로 잘 전이되나?
“폐암은 뇌, 뼈, 간으로 많이 전이된다. 폐에만 암이 있을 땐 통증이 없는데, 뼈로 전이되면 아프기 시작한다. 뇌로 전이되면 두통, 어지러움, 보행실조 등이 나타나고, 척추에 전이되면 갑작스러운 하지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폐에 있던 암이 뇌, 뼈, 간으로 전이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 뒤늦게 진단되는 환자가 많다. 치료하기에 좀 늦은 감이 있다.”

-폐암은 어떤 검사로 진단하나?
“의심 소견이 있으면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부터 찍는다. 저선량 CT는 조영제도 안 쓰고, 방사선 노출도 일반 CT의 10분의 1에서 8분의 1 수준으로 적다. 일반적 CT보다 간소하게 촬영하는 만큼 해상도가 떨어진다. 몸에 종양으로 의심되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저선량 CT를 찍었을 때 폐에서 무언가가 보이면 폐암 가능성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하게 된다. 정밀 검사로 들어가면 조영 증강 CT를 찍는다. 방사선 노출도 더 많아지고, 혈관으로 조영제도 넣는다. 저선량 CT보다 몸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도 폐암이 의심된다면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해야 한다.

조직 검사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가 내시경, 둘째가 체외에서 바늘로 찌르기, 마지막이 수술이다. 종양이 기관지 안에 있으면 내시경으로 들어가서 확인한다.

종양이 기관지 안에 없고 폐 가장자리에 있으면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이땐 체외에서 바늘로 조직을 찔러서 검사한다. 내시경으로도, 바늘로도 접근이 안 되는 위치에 종양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땐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로 암을 진단받은 사람은 암 제거를 위한 수술을 또 해야 하나?
“원칙적으로는 이게 맞지만, 그럼 환자가 수술을 두 번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보통은 다음의 방식을 따른다. 우선, 조직 검사를 하기 전에 몸 다른 곳으로 전이된 암이 있는지, 수술할 수 있는 병기인지 확인한다. 이후 수술에 들어가서 동결 검사로 조직 검사를 바로 한다. 검사 결과 암으로 판정되면 제거 수술까지 한 번에 마치고, 암이 아니면 조직 검사까지만 하고 수술을 끝낸다. 수술은 가슴에 구멍을 2~3개 뚫어서 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넣어 진행된다. 통상적인 생각처럼 가슴께를 절개해 활짝 열어놓고 하지 않는다.”

-의심 환자가 확진되기까지 보통 어느 정도 소요되나?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환자가 많은 큰 병원은 CT를 찍는 것만 한두 달 걸리기도 한다. 진단되기까지 환자들이 불안에 떨 수 있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은 BTS(Best Track for Suspect) 프로그램을 통해 암 의심 환자는 최대한 빨리 진료하고 있다. 진료 의뢰팀에서 ‘암 의심 환자’라고 알려주면 그 환자를 먼저 본다.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조직 검사를 오전에 하면 당일 오후에 병리과에서 검사 결과를 보고한다. 치료가 급하다고 판단되면 치료 결정이 3박 4일 만에 완료되기도 한다.”

-폐암은 병기별로 치료법이 어떻게 다른가?
“폐암은 종류가 수십 가지는 된다. 크게는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뉘는데 치료법이 서로 다르다. 소세포암은 전이가 굉장히 빨라 전신 질환으로 다뤄지므로 수술하기보다는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반대로 비소세포암은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비소세포암 3기 초반까지는 수술할 수 있고, 3기 후반~4기는 수술하기에 암이 지나치게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선택한다. 1기~2기 초반에 수술하면 생존율이 90%에 달한다. 2기 후반~3기에 수술하면 이보다는 떨어진다. 4기로 넘어가면 훨씬 줄어들지만, 그럼에도 써볼 수 있는 신약이 많다. 표적 치료제와 관문 억제 항암제 등의 치료제 효과가 좋아서 말기 폐암 환자 생존율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다만, 이 약은 특정 유형의 폐암 환자만 쓸 수 있다. 유전자 검사로 본인의 암이 신약을 쓸 수 있는 유형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조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는?
“1~2기에 빨리 발견해 수술하면 생존율이 90%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 폐암 환자는 증상이 없어서 검사를 받을 생각조차 못 한다. 증상이 생겼다면 이미 3~4기일 텐데 이땐 1~2기 때보다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증상이 없을 때 저선량 CT를 통한 조기 검진을 해서 암을 찾아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이 폐암 조기 검진을 받는 게 좋을까?
“저선량 CT는 방사선 노출이 적은 대신 해상도가 떨어져서 종양이나 결절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위양성 환자가 많이 나온다. 저선량 CT를 찍어보니 폐암 의심 소견이 나와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폐암이 아닌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55~75세 사이에 30 갑년의 담배를 핀 사람들은 저선량 CT를 통한 폐암 검진이 유의미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30 갑년은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30년을 핀 것을 말한다. 하루에 두 갑씩 15년을 피워도 30 갑년, 하루에 반 갑씩 60년을 피워도 30 갑년이다. 저선량 CT라도 방사선 노출 부담은 있다. 그러나 55~75세 사이에 30 갑년의 흡연경력이 있는 사람은 폐암 조기 검진의 이득이 방사선 노출 위험을 상쇄한다. 이에 한국은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54세 이상 남녀 중 30년 이상 흡연경력을 가진 폐암 고위험군은 무증상이어도 2년마다 CT 검진을 받게 한다.

폐암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도 폐암이 걱정될 수 있다.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됐을 때 그렇다. 조리흄이나 미세먼지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땐 전문의와 상의해서 한 번쯤 검진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흡연자는 몇 년에 한 번씩 폐암 조기 검진을 받으라는 가이드라인이 없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서 정하면 된다.”

-어떤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좋을까?
“병원에 자주 갈 수 있게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을 택하길 권한다. 요즘은 암 치료 방식이 거의 표준화됐다. 다 같은 약을 써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한다. 의료 보험이 잘 돼 있어 치료비가 특별히 더 싸거나 비싼 병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은 의사를 보고 약을 받으러도 가지만, 약을 먹다가 부작용이 생겼을 때, 몸에 다른 이상이 생겼는데 그것이 암 때문은 아닌지 확인할 때도 가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가까워서 가기 쉬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무조건 서울에 있는 큰 병원까지 기차 타고 갈 필요는 없다.”

-폐암 예방을 위해 꼭 들여야 하는 습관이 있다면?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약 90%의 폐암이 금연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미세먼지와 조리흄도 조심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하더라도 꼭 마스크를 쓰고, 요리할 땐 꼭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가스레인지보다는 인덕션을 쓰는 것이 좋고, 굽거나 튀기기보다는 찌거나 삶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복부 CT를 찍는 등 방사능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방사능 노출량이 적은 저선량 CT로 조기 검진을 해볼 수 있다.”

 

최천웅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의료원 전임의와 동수원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을 거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센터장 겸 호흡기내과 과장, 중환자실 실장을 역임했다. 전문분야는 폐암, 폐결핵,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특히 폐암과 폐 질환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병원 간호사의 여동생이 건강검진에서 CT를 찍었더니 폐에서 6mm짜리 결절이 발견된 적 있었다. 환자가 30대 중반의 비흡연자였지만, 최천웅 교수는 혹시 모르니 2년간의 추적관찰을 권했다. 매년 CT를 찍어보니 결절이 조금씩 커지는 것이 확인돼 최 교수가 수술로 조직검사를 진행했고, 폐암으로 판정됐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수술로 조직검사를 하고 아예 제거해버리는 게 가장 좋을 수 있다”고 환자에게 늘 강조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7/19/20240719019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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