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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의 강 / 마종기

덕 산 2012. 10. 26. 08:51

 

 

 

 

 

                우화의 강 

                  - 마 종 기 -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져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이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