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어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 왔네
한 번 떠나 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믄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 이해인 (0) | 2023.01.19 |
---|---|
냉혹한 겨울에 대하여 / 손계 차영섭 (0) | 2023.01.18 |
행복을 향해 가는 문 / 이해인 (0) | 2023.01.16 |
겨울 물억새 / 김승기 (1) | 2023.01.15 |
겨울비 / 최석봉 (0) | 2023.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