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기다림과 여행하는 것이다
- 김 정 한 -
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눈을 뜨면 인터넷으로 메일도 확인하고
아직 잉크 냄새가 진하게 베어 있는 새벽 신문부터 세금고지서,
사랑하는 사람 미운 사람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이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기다림은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아마 그것은 신이 내린 아름다운 선물일 수도 있고 가
장 고통스러운 형벌 일 수도 있다.
죽기 전까지 계속되는 기다림이다.
가진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권력이 없는 사람에게 똑같이 부여한 선물이다.
때론 짧은 기다림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도 있고,
때론 긴 기다림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다림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연 모두가
자신의 삶을 마감할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우리는 기다림 속에서 울고 웃는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쇼핑을 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꼬고 앉아
신문을 보고 있으면 불편해서 짜증이 난다.
그 역시 기다림에서 오는 기다림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일뿐이다.
결국, 산다는 것은 기다림을 만나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기다림과 여행을 하는 것이다.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가 밝았습니다 / 나태주 (0) | 2023.01.01 |
---|---|
세모 / 엄원태 (0) | 2022.12.31 |
12월이라는 종착역 / 안성란 (0) | 2022.12.28 |
12월이 가기 전에 / 김용호 (0) | 2022.12.27 |
마지막 달력 / 진장춘 (0) | 2022.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