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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 / 도지현

덕 산 2022. 12. 4. 09:10

 

 

 

 

 

12월의 기도

            - 도 지 현 -

 

 

하얗게 내린 눈 위로

누군가 지나간 발자국

그 위로 또 눈이 쌓이더라도

다시 찍는 자국은

사랑의 흔적이게 하소서

 

차가운 바람

코를 베에 물고 가더라도

가슴은 봄 뜨락의

따사로운 햇볕이게 하소서

 

빈한한 가슴에

허기까지 겹쳤다 하더라도

신이시여

그들의 곳간은 풍요롭게 하소서

 

파리한 영혼 삭막하더라도

여름 숲 속의 윤기 나는 푸름

가을 들녘의 넉넉함이

가슴을 가득 채워

차가운 겨울밤 따스하게 지핀 온기,

신이시여

모든 이들에게 밝음을 주는

별보다 찬란한 등불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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