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첫눈 / 이정하

덕 산 2022. 12. 3. 09:52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12월 / 정용철  (0) 2022.12.05
12월의 기도 / 도지현  (2) 2022.12.04
12월 / 강성은  (0) 2022.12.02
12월 / 강연호  (0) 2022.12.01
12월 / 박재삼  (0)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