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도 단풍
- 박 래 철 -
해는 서산에 기울어
황혼의 붉은 노을 져가는데
먼 ~ 길 날아 온 짝 잃은 기러기
고달픔의 울부짖음
님 그려 보는 소린가
깊어가는 가을허공
찬 이슬 되어 내 가슴 적시는가
잎새는 어느새 붉은 단풍
흘러간 허무한 세속
어두운 그림자 되어 영민으로
잔잔한 호수 위엔
깃들여 오는 땅거미의
검은 너울 뒤집어쓴 기러기 한 쌍
깊숙이 젖어 드는
깊어지는 가을바람에
힘 잃은 발걸음에 옷소매를 여미게 하는 구나
조용히 잠든 가을 밤
달빛에 젖은 별들
내가 찾아 갈 내 별을 어디에
세월은 거침없이 지나
밤잠 못 이루는 거 보니
내 나이 가을인가
깊어 가는 가을의 밤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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