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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도 단풍 / 박래철

덕 산 2022. 10. 23. 09:59

 

 

 

 

 

내 나이도 단풍 

                 - 박 래 철 -

 

 

해는 서산에 기울어

황혼의 붉은 노을 져가는데

먼 ~ 길 날아 온 짝 잃은 기러기

 

고달픔의 울부짖음

님 그려 보는 소린가

깊어가는 가을허공

찬 이슬 되어 내 가슴 적시는가

 

잎새는 어느새 붉은 단풍

흘러간 허무한 세속

어두운 그림자 되어 영민으로

 

잔잔한 호수 위엔

깃들여 오는 땅거미의

검은 너울 뒤집어쓴 기러기 한 쌍

 

깊숙이 젖어 드는

깊어지는 가을바람에

힘 잃은 발걸음에 옷소매를 여미게 하는 구나

 

조용히 잠든 가을 밤

달빛에 젖은 별들

내가 찾아 갈 내 별을 어디에

 

세월은 거침없이 지나

밤잠 못 이루는 거 보니

내 나이 가을인가

깊어 가는 가을의 밤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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