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 이용악
노오란 은행잎 하나
호리호리 돌아 호수에 떨어져
소리 없이 湖面을 미끄러진다
또 하나 ㅡ
조이삭을 줍던 시름은
요즈음 낙엽 모으기에 더욱더
해마알개졌고
하늘
하늘을 쳐다보는 늙은이 뇌리에는
얼어죽은 친지 그 그리운 모습이
또렷하게 피어오른다고
길다란 담뱃대의 뽕잎 연기를
하소에 돌린다
돌개바람이 멀지 않아
어린 것들이
털 고운 토끼 껍질을 벗겨
귀걸개를 준비할 때
기름진 밭고랑을 가져 못 본
부락민 사이엔
지난해처럼 또 또 그 전해처럼
소름 끼친 대화가 오도도오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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