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살아가며 나이가 듦에 오는 느낌

덕 산 2022. 10. 23. 09:51

 

 

 

 

 

살아가며 나이가 듦에 오는 느낌

 

오병규 2022-10-23 06:04:56

 

단도직입적으로다가....

 

어리석은 인간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지식(知識)과 지혜(智慧)를 같은 것으로 혼동하는 것이다. 지식은 많은

것을 배움으로 얻어질 수 있지만, 지혜는 도리나 이치를 깨우치는 능력 즉 개인의 슬기로움이다. 따라서 지식이 타에 의해 주입되고 익혀야 얻어지는 것이라면 지혜는 자아(自我)에 의해 스스로 습득하고 깨우치는 것이다.

 

대학을 나오고 석 .박사가 된다는 것은 분명 지식인이다. 그러나 지식인이라고 해서 지혜로운 인간은 아니다.

그 반대로 무식하지만 지혜로운 인간은 따로 있는 것이다. ‘배운 건 없지만 똑똑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적용되는 것이다.

 

지금은 이런 말을 별로 안 써먹지만, 고문관(顧問官)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저런 자문이나 의견을 피력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두고 하는 얘기지만, 지난날 군대에서 어리바리 하는 사람을 농조로 얘기할 때 쓰는 말이었다.

 

특히 소위 와리바시 군번이라고 하는 6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징집되어 가는 장병들 중에 대학 나온 고학력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고문관들 중엔 고학력자가 많았다. 배운 게 많을수록 요령을 피우려드니 자연

실수가 잦을 수밖에 그래서 그들을 고문관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오병규 나름 유추해 본다.

 

많은 동물들이 지식(하긴 어미로부터 나름의 지식을 전수 받겠지만...)은 없지만 지혜로운 것이다. 동물의 지혜로움을‘동물적 감각’이라고도 표현한다. 동물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촉(觸)으로 느끼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노마지지(馬之智)라는 말(言)이 있다. 말 그대로 늙은 말(馬)의 지혜로움을 얘기하는 것이다. 늙은 말이란 또

무엇인가? 늙는다는 것은 나이를 먹 는다 것 즉 연륜(輪)을 쌓는 것이다. 전쟁 중 적의 유인책에 넘어가 사막

한가운데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 늙은 말의 지혜 덕분에 사지를 빠져나온 제환공과 관중 그리고

습붕의 고사는 그때 생겨난 것이다. 연륜이 쌓이는 만큼 지혜로움도 쌓이는 게 정상이다. 백 살을 먹어도 철이 안 드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인간은 철들자 망령 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또 착각하는 게 있다. 지혜를 권모술수나 아첨으로 동일 시 하는 것이다.

권모술수를 잘 쓰고 손바닥의 손금이 다 닳도록 비벼대며 아첨을 잘하면 지혜로운 인간으로 혼동하는 것이다. 결국 지혜와 지식을 분별 못하는 어리석음이 그토록 많이 습득한 지식과 학문을 엉뚱한 쪽으로 낭비한 결과가 곡학아세(曲學阿世)인 것이다.

 

인간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을 지적하거나 충고해 주면 그게 그렇게 고까운가?

무엇 때문에 발끈하며 반발하는지 모르겠다. 또 그 정도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아예 무슨...아버지를 죽인

원수 살부지수(殺父之讐)나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讎)로 삼으려 든다.

 

호연지기를 나누고 술잔까지 기우렸다는 막역지우(?)들은 다 떠나고, 나는 얼굴도 모르고 글 몇 줄로 인사를

나눈 분들이 오히려 연락을 해 오고 있으니.... 뭔가 생각해 볼 문제 아닌가?

 

지혜로운 말(馬)얘기가 나왔으니 하나만 더 해야겠다. 중국 속담에 루요즈마리르쥬쩬런신(路遙知馬力日久見人心: 사실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대목이지만 중국인들은 격언으로 써 먹는다.)이라는 게 있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시간)이 오래 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볼(알)수 있다. 사람 오래 두고 볼 일이다. 물론 좋은 친구는 첫눈에 들어 올 수 있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더 좋은 친구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식해도 지혜로운 인간은 남의 말(조언 충언)을 경청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원수로 삼으려 든다.

 

깡촌의 촌로 오병규 어록에서.....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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