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퍼센트 완전연소하는 삶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며 매 순간 아무런 집착 없이
바람처럼 홀연하게 오고 가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머물러 안주하지 않으며,
무엇인가를 성취하더라도 얽매이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을까?
집착도 머무는 바도 없으며, 걸림도 함도 없는 행이야말로
모든 성인의 삶의 방식이다.
흔적도 집착도 없는 행이 바로 무위(無爲)다.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 얼마나 무위로써 할 수 있는가,
얼마나 무위로써 행해왔는가 하는 점이
바로 그 사람의 영적인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와도 같다.
그러나 무위로써 행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사람들은 보통 무위를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아서
허무주의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위의 행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하되 함이 없이 하라는 의미다.
행을 하되 그 행에 대한 어떤 집착,
흔적이나 그림자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남을 도와주고도 도와주었다고 자랑하지 말고,
보시와 사랑을 실천하고도 스스로 보시를 실천했다는
상에 얽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진정 위대한 성인은 스스로를 성인이라고 드러내지 않으며
성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취에 도취되거나
드러내고 자랑삼아 말하지 않는다.
사람, 성공, 돈, 명예, 권력, 지위, 사랑 등
어떤 것에도 과도하게 머물러 집착하지 않는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는다.
무위의 삶을 사는 이에게는 '반드시' 해야 할,
'안 하면 안 되는' 것도 없고,
또 반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될 것도 없다.
극단적인 집착이 없는 균형 잡힌 중도(中道)적인 삶,
그것이 바로 무위의 삶이다.
무위의 실천은 삶 속에서 저질러 실천하는 역동적인 에너지이다.
다이내믹하면서도 고요히 머물러 있고,
강력한 힘을 가지면서도
전혀 에너지의 소진이 없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무위행이다.
이처럼 지혜로운 이는 생기발랄하며 박진감 넘치게 모든 일을 해나간다.
넘치는 에너지로 바쁘게 살아가면서 무수한 일들을 척척 해낼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100퍼센트 완전히 연소하며 산다.
매 순간에 주어진 삶을 완전히 연소하며 살기 때문에
어떤 에너지 낭비도 없다.
오히려 완전연소의 삶에는
힘과 에너지, 자비, 지혜까지 모든 덕목이 함께 살아 숨 쉰다.
삶의 에너지는 더욱더 활활발발하게 움직이다.
그러나 한 치도 집착함이 없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바쁘지만
그의 내면은 언제나 심연처럼 고요하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바쁜 가운데 조용히 쉬고 일하는 가운데 휴식한다.
그에게 일과 휴식은 전혀 둘이 아닌 것이다.
무위, 말 그대로 함이 없이 하다 보니 힘이 들지 않는 것이다.
잘했다고 즐거워할 것도 없고,
못했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으며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또한 관심 밖이다.
그렇게 생각할 것, 평가할 것, 고민할 것 다 하며
결과에 목숨 거는 삶은 무위가 아니다.
무위는 말 그대로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매 순간 주어진 '지금 여기'의 삶만을 사는 것이다.
생각과 분별, 근심과 걱정을 다 놓아버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만이 목적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가볍다.
삶에 무게감이 없다.
그러나 가볍게 소요하면서도 깊은 내면에는
무게감과 진중함이 묻어난다.
완전연소의 삶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니 너무 쉬워서 오히려 어려워하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사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언제나 일을 확대시키고 온갖 생각을 굴려
평범한 것도 크게 부풀리곤 한다.
그러나 무위는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때문에 쉽고 가벼우면서도 단순 명료하다.
공연히 마음으로 일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쉽겠는가.
본래 단순하고도 고요한 삶을 있는 그대로 사는 것이 바로 무위요,
완전연소의 삶인 것이다.
공연히 복잡하게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본래 방식대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 구체적 방법이 바로 집착 없이 행하는 것이다.
온갖 생각과 판단, 분별을 놓아버리고 단순하게 저지르는 것이고,
미래의 결과를 기대하는 대신 다만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떠한가. 복잡하게 돌아갈 것인가,
단순하게 곧장 나아갈 것인가.
쉽게 살 것이가, 공연히 어려운 삶을 만들어 살 것인가.
집착을 부여안고 갈 것인가, 내려놓고 가볍게 갈 것인가.
부풀리며 살 것인가, 그저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만 살 것인가.
답은 이미 나왔다.
그대 내면이 진정 원하는 완전연소의 삶으로 곧장 뛰어들라.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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