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에도 치우치지 말라 / 법상스님
"스로나야, 너는 전에 거문고를 타 본 적이 있느냐?"
"예, 부처님. 집에 있을 때 거문고를 타 봤습니다."
"스로나야, 어떻더냐?
거문고의 줄을 너무 팽팽하게 조이면 좋은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
"그러면 거문고 줄을 너무 느슨하게 하면 좋은 소리가 나더냐?"
"아닙니다. 부처님"
"스로나야,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하지도 않고
느슨하지도 않게 해야 좋은 소리가 나지 않더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바로 그것이다.
너무 부지런히 정진하면 들뜨고, 너무 적게 정진하면 게을러진다.
알맞게 정진하여 무리하지 않도록 해라."
[사분율]
세상 모든 일은
오직 중도를 잘 지켜나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과하면 해로울 수 있고,
아무리 나쁜 것이라도
그 나름의 필요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하면 몸에 해를 끼치고,
나쁜 음식이라고 전혀 먹지 않으면
그 또한 몸의 적응력을 떨어뜨린다.
아무리 좋은 말도
과하면 하지 않은 것만 못하고,
설사 나쁜 말이라도
해야할 때는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도
너무 과하면 꼭 문제가 생겨나고,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무조건 싫어할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어느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치면
중도의 가르침에 어긋난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수행도 그러하며,
세상사 모든 일이
너무 과해도 안되고, 너무 부족해도 안된다.
보통 요즘 사람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 옳은 것 아니면 그른 것 하고
딱 경계를 그어 놓고 그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법계의 일이라는 건
그렇게 두 가지로 딱 나누어 놓고
그 중 하나만 맞고 하나는 틀린 그런
이분법적인 논리가 통하는 곳이 아니다.
그렇게 나누어 놓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 놓고 나니
세상이 괴로워지고 어려워졌다.
그러나 세상의 본래 모습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모습이다.
세상 모든 일이나 결정을 할 때라도
반드시 거문고 줄을 생각하라.
항상 중도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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