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그래 / 법상스님
난 원래 그래 / 법상스님
'나는 원래 그래...'
'나는 원래 못해...'
'나는 원래 싫어해...'
'나는 원래'라는 말에는 스스로에 대해
고정 짓는 자기 한정의 관념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나는 원래 영어는 잘 못해',
'나는 원래 축구를 잘 못해',
'나는 원래 종교 같은 거엔 관심 없어'
이렇듯 우린 누구나 '나는 원래 어떠 어떠한'
수많은 것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세요.
원래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가 말입니다.
내 스스로 '난 원래'라고 하는 울타리를 쳐 놓고
그 안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할 뿐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한정지을 뿐입니다.
사실은 정말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난 원래 그래'하고 한정 지어
고정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마음이
'그 원래'의 틀 안에 갇혀 버리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그 틀 안으로 한정되어 있으니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발휘할 수 없는 것이지요.
내 스스로 '원래' 하고 한정 짓는 그 마음 때문에
현실에서 '원래'가 생겨난다는 말입니다.
본래 우리의 능력에는 한정이 없습니다.
시간적으로 무량수(無量壽),
공간적으로 무량광(無量光)
무한 권능의 소유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스스로 한정 지으면
정말 능력이 없어서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무한 능력의 소유자가 '원래'하고 한정 지으니
그렇게 한정될 수밖에 없는 노릇인 것입니다.
가만히 사유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스스로 '원래'라는 울타리 속에
나를 옭아매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나는 원래 ~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한번 찾아내 보시기 바랍니다.
찾아내신 그것들이 바로 법우님이 가지고 계신
고정 관념, 편견이며 그것이 바로 버려야 할,
또 닦아야 할 수행의 재료가 될 것입니다.
원래 그런 것들을 한번 찾아 닦아 보시기 바랍니다.
'원래 어떠어떠하다'라고 하는 그 자기 한정의
울타리를 걷어 치우는 것입니다.
고정된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나 하나씩 놓고
비워 버리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서 '원래'가 사라지면
그때부터 우린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받게 됩니다.
'원래'가 없어야 자유롭습니다.
'원래'가 없어야 잊고 살았던
우리의 능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거짓 나'의 능력이 아니라
자성부처님 본래 자리에서 나오는
'참 나'의 무한 능력 말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