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고향 / 박문희​

 

 

 

 

 

오월의 고향 / 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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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버린 대문의 관절

노곤하게 잡고 늘어지는 햇살에

견딜 재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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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복숭아꽃, 살구꽃 불러들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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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소문없이 모여든

고샅길에 동무들과

쑥덕쑥덕

노란 콩고물 잔뜩 묻은 줄 모르고

해지는 줄 모르고

머리 위에 앉은 새치

눈 흘기는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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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옷 다 버려왔다고

혼이 날 것만 같아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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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귀 피어난 찔레꽃

논 둑길 따라 올해도 지천인 씀바귀꽃

저 녀석들  아직도

코 묻히고 다니네

오월이라 다시

푸르러지고 싶었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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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군거림 나 몰라라

일일이  안부를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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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  먼 산 바라보니

송홧가루  바람에 흩날려

눈이 아파요

오월이 언제부터 이리 붉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