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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 임준빈

덕 산 2025. 4. 19. 06:26

 

 

 

 

 

제비꽃 / 임준빈

 

조금만 아프고

이는 바람에도

작게 흔들리고 싶어

조급히 한쪽을 닫았을 뿐이야

향기를 버려야만

보랏빛 삶을 거둘 수 있기

모든 자 앞에

가련풋이 피었을 뿐야

가녀린 목 길게 세워

진보랏빛 미소로

수줍게 웃고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니야

뿔 꽃사슴 모가지가

길게 치켜세운 것도

그리움이 아니야

제비꽃도

뿔 꽃도

그저 하늘만 높이 바라보는 것은

하늘에 계시는 그리움을 대신해 줬을 뿐야

하나님의 눈물을 받아주고 싶었을 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