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봄눈 속에 핀 이설梨雪 / 淸草배창호
덕 산
2025. 4. 17. 06:22
봄눈 속에 핀 이설梨雪 / 淸草배창호
노고지리 우짖는 봄의 정취가
꿈을 펼치는 탄성의 4월인데도
봄날을 망각한 때아닌 봄눈이
하얀 꽃잎을 아지랑이처럼 삼켜버린
단 하나의 문장이 된 네,
차고 매서운 진통이 있기까지
지나가는 바람의 숱한 어느 날처럼
아직도 읽을 수 없는
격변의 희비에 얹혀
나릿물처럼 떠나야만 했던가
환희의 호시절을 어 이하라고
연민으로의 한 순을 사윈 행간에서
꽃잎 하나 있었을 뿐인데
멈출 수 없는 그만치에
가까이 곁에 두고 싶은,
침묵의 꽃이라 불러도 좋을
하얀 그리움을 새기려는 게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