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3월에 / 이해인

덕 산 2025. 3. 4. 19:42

 

 

 

 

 

3월에 /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