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게 산다는 것 / 법상스님
가난하게 산다는 것
돈이 많을수록 우리 손과 발은 할 일이 없어진다.
대신에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그러면서 정신은 혼미해지고, 몸은 더욱 편리한 삶에
길들어 더욱 물질적인 부를 추구하게 된다.
그 마음은 욕심과 집착을 부추기고 그것은 결국 모든 괴로움의 씨앗이 된다.
가난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수 있고,
온갖 번뇌며 욕심에서 벗어나 호젓하게 살수 있다.
사실 가난이란 모든 수행자들의 삶에 있어서도,
근원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들의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가난한 삶이란 곧 본질적인 삶을 의미하며,
나 자신과 소탈하고 순수하게 대면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가장 체험적인 수행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와 부가 있더라도 우린 그 속에 살면서 가난해질 수 있어야 한다.
삶의 모습에서 가난이란 말하자면 청빈 같은 것이다.
마음에 바라는 것 없이 자족할 수 있어야 가난이고,
행동에 있어 절약하고 절제하며 최소한의 소비로 살아갈 수 있어야 가난이며,
최소한의 필요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베풀어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라야 참된 가난이라 할 수 있다.
아끼고 절약하는 것, 보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
욕망보다는 필요에 의한 작은 소유로 만족하는 것,
소유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항상 베푸는 것,
이렇게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가난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부유한 물질들은 그 사람 것이 아니라
법계의 것이고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